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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玆山魚譜)

문화 연예

by 행복한 매니아 2021. 4. 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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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지적이며 사색적인 좋은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바쁘고 동적인 삶을 사는 오늘날에 이 영화는 흑색 필림(white N black)으로 제작되어 여유있는 편안함과 비자극적인 눈의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영화제목은 ‘자산어보(The book of fish)’
조선왕조 후기에 실학의 도입으로 성리학에 몰입했던
학자들이 천주교 교리(서학)를 학문으로 받아들이면서
딜레마를 겪는 정약전, 정약용, 정약종의 삼형제 중에서 천주교 신자로 잘 알려진 ‘정약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 사진제공: 다음 영화 -

자산어보는 19세기에 조선의 정약전이 지은 것으로, 해양 생물에 대한 자세한 관찰 기록을 한 책이다. 정약전은 해양 생물을 인류 20항목, 무인류 19항목, 개류 12항목, 잡류 4항목으로 총 55개의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자산어보는 1814년에 저술한 것으로, 정약전이 귀양 가 있던 흑산도 연해의 해양 생물을 중심적으로 관찰하여 기록한 것이다. 정약전은 1801년 천주교 박해 사건인 신유박해로 전라도 흑산도에 유배되어 있었고, 1814년까지 생활하였다. 정약전은 흑산도 바다에 살고 있는 다양한 해양 생물의 이름을 조사하고, 섬세하게 관찰하여 “자산어보”를 완성하였다.
- 출처: 학습용어사전 동아시아 -


책명을 ‘자산어보’라고 명명한 데 대하여 정약전은 자서의 서두에서 말하기를, ‘자(玆)’는 흑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으므로 자산은 곧 흑산과 같은 말이나, 흑산이라는 이름은 음침하고 어두워 두려운 데다가 가족에게 편지를 보낼 때마다 흑산 대신에 자산이라고 일컬었기 때문에 자산이라는 말을 제명에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어서 그는 이 책을 쓰게 된 경위를 대략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사진제공: 다음 영화 -


“흑산도 해중에는 어족이 극히 많으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것은 적어 박물자(博物者)가 마땅히 살펴야 할 바이다. 내가 섬사람들을 널리 심방하였다. 어보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말을 하기 때문에 이를 좇을 수가 없었다. 섬 안에 장덕순(張德順, 일명 昌大)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두문사객(杜門謝客)하고 고서를 탐독하나 집안이 가난하여 서적이 많지 않은 탓으로 식견이 넓지 못하였다. 그러나 성품이 차분하고 정밀하여 초목과 조어(鳥魚)를 이목에 접하는 대로 모두 세찰(細察)하고 침사(沈思)하여 그 성리(性理)를 터득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말은 믿을 만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드디어 그를 맞아들여 연구하고 서차(序次)를 강구하여 책을 완성하였는데, 이름지어 『자산어보』라고 하였다. 곁들여 해금(海禽)과 해채(海菜)도 다루어 후인의 고험(考驗)에 도움이 되게 하였다.”

- 출처: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

이 영화의 역사적인 배경을 보면 정씨 형제들을 총애했던 정조 임금이 돌아가시고 나이 어린 순조 임금이 즉위하자 영조 임금의 어린 계비이었던 정순왕후가 안동김씨와 함께 세력을 잡는 수렴청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정순왕후는 그녀의 권력 유지을 위하여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그 당시 유행하고 있던
천주교의 탓으로 돌려 종교탄압을 심하게 하였습니다.
정순왕후는 천주교을 금지하고 ‘신유박해’라는
엄청난 순교의 피를 흘리게 하였습니다.

영화속에서 정약용과 정약전 두 형제의 이념적인 갈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천주교인 탄압으로 유배를 가게 된 두 형제들...그러나

정약종은 유배중 많은 책들을 집필하였고, 특히 역사 교과서에도 나오는 ‘목민심서’
(목민관이 지켜야 할 지침과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실학서적)를 집필하여 그 당시 많은 학자들의 지지를 받아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책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정약전은 유배중에 더 이상 정치적 이념을 위한 책을 집필하지 않았는데... 영화속에서 대사를 들어보면 “외우기만 하는 성리학이 이 나라를 망쳤다...”

그는 탁상공론을 비판하면서 ‘실용주의’를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식이 사상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정약전이미국 존듀이의 실용주의를 알고 있었을까? 아니 존듀이보다 실용주의를 빨리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제공: 다음 영화 -

자산어보에도 언급된 주인공 ‘창대’
양반의 서자로서 학문과 출세에 관심이 많아
주경야독을 하다가 훌륭한 스승 정약전을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정약전이 서학을 공부하는 천주교 신자라서 멀리했지만 그의 학문과 지식에 끌려
서로 거래를 합니다. 창대는 정약전에게 학문을 배우고 정약전은 그가 집필할 책을 위해 창대에게 물고기 등 어류에 관한 지식을 배웁니다.

그들의 목표가 달성되었지만...
학문과 정치적 사상에 눈을 뜬 창대는
좋은 관리가 되기 위해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선택하여 그의 스승을 떠나갔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산어보’의 집필을 마친 정약전은 글을 쓰다가 숨을 거두었고, 정치에 입문했던 창대는 탐관오리의 폭정에
분노하여 자신의 선택이 잘못됨을 알고...
모든 것을 버리고 가족과 함께 흑산도로 돌아옵니다.

그가 스승인 정약전을 먼저 찾았을 때
정약전은 세상에 없었지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사랑하는 제자 창대에게 ‘자산어보’ 책과 편지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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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조선의 바다를 품은 해양 생물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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